[박현우의 야설(野說)] 야구에 도움이 될 만화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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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의 야설(野說)] 야구에 도움이 될 만화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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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취미 중 하나는 야구지만, 또다른 취미 중 하나는 바로 만화이다(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만화책!). 그리고 이 둘이 합쳐져서 야구만화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그동안 터치, H2, 크로스게임 등을 그린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나 메이저, 고앤고같은 작품, 그리고 최훈의 4컷만화들이나 불암콩콩같은 웹툰까지 야구에 관한 만화라면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러나 웹툰이 아닌 앞에 말한 만화들은 다른 요소들이 섞여있기는 하지만 경기의 승부가 중요한 요소로 취급된다. 그러나 뒤에 소개할 만화들은 승부만이 아닌 다른 주제에 좀더 중심을 둔 만화들이며, 분명 야구를 하는 우리에게 도움이 될 만화라고 생각해서 소개하려한다.

 

크게 휘두르며 - '야구팀'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

 

제목에서 배트를 휘두른다는 생각이 들기 쉽지만, 일본어 원제목은 팔을 높이드는, 즉 와인드업을 뜻한다. 올해로 연재10년째인 인기만화로, 일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 만화는 현재 19권까지 발매 중.

 

내용은 주인공 미하시가 과거를 극복하고 한 명의 어엿한 투수로서 성장해 가는 이야기와 함께, 처음 만들어진 야구부라서 부원 전원이 1학년인 무명의 야구부가 갑자원을 향해 분투한다는 전형적인 내용을 그리고 있지만 기존의 야구 만화와는 다르다는 평을 얻고 있다.
먼저 가장 큰 특징은 현실적인 내용이다. 강속구를 가진 재능 있는 투수 등을 앞세우고 여기저기서 과장이 도드라지는 대부분의 고교야구 만화와 달리 '크게 휘두르며'는 주인공 미하시의 9분할 제구력(힘을 뺀 상태로, 그리고 공이 느림)을 제외하면 거의 실제 고등학생 레벨의 현실적인 내용으로 그려지고 있다. 실제로 속구파 투수와 시원한 홈런을 날리는 대형 타자로 압축되어 특정 선수의 능력에 의존해 진행되는 대부분의 야구 만화와는 달리 혼자 팀의 축이 될만한 선수는 거의 없고 선수 한 명 한 명에 대해 선수 심리와 작전 전개 등이 공들여 묘사된다.
 
작중 감독의 카운슬링 솜씨와 경기 중의 치밀한 심리묘사도 일품이다. 이것은 작가 히구치 아사가 대학에서 전공한 스포츠 심리학이 아낌없이 발휘된 부분으로 보다 섬세하게 내용을 그리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 주인공과 4번 타자 등 거물만이 아니라 팀 내의 다른 부원들은 물론 상대팀 선수들에 대해서 그리고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 스포츠 만화에서도 무시되기 십상인 응원단이나 학부모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작가가 고교야구 취재시 학부모들을 따로 취재하는 노력을 했기에 가능한 것인데, 좀 더 리얼리티를 부여함으로서 야구만화 팬들에게 강한 지지를 받고 있는 부분이다(작가가 오래 전부터 야구만화를 그리고 싶어해서 장기간 구상 및 준비해 왔다고 한다).
그리고 부원 전원이 같은 1학년이라 선배가 존재하지 않고, 감독이 '실력 있는' 젊은 여자라는 것도 기존과는 차별화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경기와 함께 부원들 간의 신뢰와 성장에 큰 중점을 둠으로서 비교적 온화한 내용이라 남녀 구분 없이 부담 없이 읽고,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성장의 연장선에서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시합진행에 어느 정도의 생략이 있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주요 시합에서는 대부분의 타석을 묘사함으로서 시합의 자세한 흐름을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다만 덕분에 진행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권말에 야구룰에 대한 해설을 담고 비교적 부드러운 내용으로 진행함으로서 야구룰을 잘 모르는 독자도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 남녀를 불문하고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다.
 
for Bucks - 팀 전원이 1학년인만큼 트레이닝이 중요하기 때문에 각종 트레이닝 방법이 나와있고, 또한 위에 써있는 대로 경기의 상황상황이 잘 묘사되어있기 때문에 각 상황마다 어떠한 플레이를 해야하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야구의 기초를 닦는데 도움이 되는 만화.
 

ONE OUTS - 이기기 위해서라면 룰 안의 모든 것을 쓴다
 
야구만화를 빙자한 도박만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야구가 중심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내기에 가깝다. 주인공또한 원래 야구선수출신이 아닌 '도박야구'출신이기도 하다.
 
작가가 단행본 머릿말에 기존의 '열정과 근성'으로 다져진 야구만화의 안티테제를 표방한 바 있다. 실제로 원 아웃도 그런 캐치 프레이즈에 걸맞게 피도 눈물도 없이 상대의 수를 읽고 쓰러지거나 이기는 싸움이 작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장면에서는 "열정과 근성", 그리고 각성을 다루기도 한다. 오직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전체적인 스토리를 요약하자면, 만년 꼴찌팀 리카온스에 어느 날 갑자기 들어온 '토쿠치 토아'라는 투수가 팀을 일본 제일로 만든다. 라는 내용이다. 근데 스토리 전개가 다른 야구만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야구 규칙을 이용한 오만가지 트릭 인간의 심리를 최대한 이용한 각종 전술, 마지막으로 물밑에서 벌어지는 온갖 비열하기 그지없는 플레이와 수작질을 뛰어넘는 주인공을 보는 맛이 이 만화의 특징이다.

주인공 토쿠치 토아는 순도 100%의 악당이라 할 수 있는 인종이며, 엄청난 스피드의 강속구나 누구나 놀랄 만한 마구 같은 것을 던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최대 구속조차 120km 전후반에 그나마 직구밖에 던지지 못한다. 대신 그 직구의 볼 회전수를 조절할 수 있으며, 정확하게 5분할 정도로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 던질 수 있다. 피칭 능력으로 보면 제구력이나 구속이나 크게 휘두르며의 미하시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사실 주인공이 제일 나쁜 놈이다(절대 악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당황하지 않을 정도의 정신력을 갖추고 있으며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단 룰 안에서, 또는 자연환경 등을 이용해서).
 
원 아웃이란 제목은 악당 주인공이 악당 구단주와 맺은 비상식적인 성과급 계약을 가리킨다. 원 아웃 잡을 때마다 보수 500만엔, 대신 1실점 할 때마다 벌금 5천만엔. 이론적으론 평균자책점 2.70인 투수의 수익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다.
이런 상황에서 두 악당이 야구와 계약서에 있는 '규칙'을 교묘하게 이용해서 보수와 벌금을 기하급수적으로 부풀리는 두뇌 싸움을 보는 맛이 그야말로 백미. 토아를 엿먹이기 위해 계약 조건을 추가하고 이걸 오히려 역으로 이용해서 구단주를 어딘가로 관광 시키는 토아의 계략을 뛰어넘은 모략과 같은 것이 주 된 내용이다. 일례로 구단주가 감독에게 압력을 넣어 실점할 때까지 절대 강판시키지 않는다면? 데드볼을 던져 퇴장당한다....
 
작품이 갖는 매력의 대부분은 토쿠치 토아라는 캐릭터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토아는 대부분의 일반적인 프로 야구선수들에 비하면 형편없는 신체능력 대신 지략과 심리전.그리고 굉장한 수준의 제구력으로 상대하는 타자들을 번번이 농락해낸다. 예의도 없고 훈련도 하지 않지만 승리를 잡아내기 위한 감각만큼은 누구보다 탁월하다. 토아의 승리방식을 보면 제대로 된 계획과 분석 그리고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작전이 바탕에 깔려있지도 않은 무책임한 근성론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느낄 수 있다.
 
for Bucks - 만화를 보면 알겠지만, 분명 주인공은 룰 안의 방법으로 승리하고 구단주나 상대팀을 농락하지만 보고있으면 왠지 토구치가 비겁하다고 느껴진다. 그러니까 만화 속에서 나오는 방법들을 쓰긴 쓰되, 적당히 상대팀 열안받는 방법을 쓰도록 하자(상대팀과 싸움나도 나는 책임 못진다....)

 

박현우2013.04.2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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